할아버지 잘지내고 계시죠??
영진이에요 인복이에요
진짜 너무 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쓰는거 같아요..
할아버지 뵈러간지도 너무 오래 된거 같고.. 너무 죄송합니다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막상 원주에 잘 안가게 되네요..
할아버지 저 벌써 36살이에요
시간 참 빠르죠?
우리 할아버지 진짜 나한테 잘해주셨는데..
어릴때 데리고 놀러도 다녀주시고 항상 원주에 간다 하면 아침부터 터미널에 나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버스 기다리고 계시고.. 내리면 큰소리로 "영진아" 라고 부르던 할아버지 목소리..
목소리가 워낙 크셔서 사람들이 다 쳐다봤었죠ㅎㅎ 그땐 어린마음에 조금 창피했었는데 죄송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에게 너무나 큰 사랑 주셨어요
우리 할아버지 지금 계셨더라면 진짜 잘해드릴수 있었을텐데..
그땐 제가 너무 어렸었어요 할아버지..
항상 곁에 있을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어버렸던거 같아요
길에서 할아버지 보면 항상 우리 할아버지 생각나더라구요..
진작에 잘해드릴걸.. 연락이라도 자주 드릴걸..
항상 저는 받기만 하고 할아버지는 항상 저에게 주기만 하셨네요
할아버지 지금은 안 아프고 잘 지내고 계시는거죠?
오늘따라 우리 할아버지 너무너무 보고싶고 생각나네요
꿈에라도 한번 나와주셨으면 좋겠는데 한번도 안나와주시고
제가 더 보고싶어하고 힘들어 할까봐 그러시는거죠?
할아버지 다음에 이 다음에 저도 할아버지 돼서 천국 가면 그때 다시 만나요
그땐 할아버지가 제 손자 해주세요! 그땐 제가 할아버지가 저에게 다 주셨던것처럼..
저도 다 줄래요..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할아버지